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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하나가 만들어지려면 여러 회사를 거칩니다. 칩을 설계하는 회사, 그 설계를 실제로 찍어내는 파운드리, 그리고 옆에 붙는 메모리를 만드는 회사가 각각 다릅니다.

"AI 붐의 수혜"라는 말은 이 모든 단계에 쓰이지만, 실제로 각 단계가 남기는 이익의 크기는 같지 않습니다. 이번 글은 세 회사가 공식 발표한 실적으로 그 차이를 확인합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먼저 각 회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정리한다

단계 하는 일 이 글에서 보는 회사
설계(팹리스) 칩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엔비디아
제조(파운드리) 설계를 웨이퍼에 구현 TSMC
메모리 HBM 등 고대역폭 메모리 공급 마이크론

세 회사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대체로 서로의 고객이자 공급자입니다. 엔비디아는 TSMC에 제조를 맡기고 메모리 업체에서 HBM을 조달합니다.

공식 발표 기준 수익성 비교

각 회사가 가장 최근 발표한 분기 실적입니다. 회계 기간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먼저 밝혀 둡니다.

회사 해당 분기 분기 종료일 매출 매출총이익률 영업이익률
엔비디아 FY2027 Q1 2026-04-26 816억 1,500만 달러 74.9% 공식 발표 참조
마이크론 FY2026 Q3 2026-05-28 414억 5,600만 달러 84.6% 80.4%
TSMC 2026 Q2 2026-06-30 NT$1조 2,703억 8,000만 67.7% 60.3%

세 회사 모두 70% 안팎이거나 그 이상의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제조업 전체로 보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이 글의 재무제표 시리즈에 등장하는 가상의 제조기업 K의 매출총이익률이 40.0%였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다만 이 표를 그대로 "메모리가 가장 좋다"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이유는 다음 장에서 다룹니다.

84.6%는 구조가 아니라 국면이 만든 숫자다

마이크론의 매출총이익률 84.6%는 세 회사 중 가장 높습니다. 그런데 같은 회사의 1년 전 같은 분기 수치는 37.7%였습니다.

회사 직전 연도 동기 매출총이익률 최근 분기 변화
마이크론 37.7% 84.6% +46.9%p

1년 만에 46.9%포인트가 올랐습니다. 이 정도 변동은 사업 구조가 바뀌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급등해서 생깁니다.

메모리는 제품이 표준화되어 있어 수급에 따라 가격이 크게 움직입니다. 반면 설계와 파운드리는 고객별 맞춤 제품이라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즉 마이크론의 84.6%는 사이클 상승 국면의 숫자이고, 하강 국면에서는 다시 크게 내려갈 수 있습니다.

한 분기의 마진만 비교하면 사이클 정점에 있는 기업이 가장 좋아 보입니다. 여러 해에 걸친 평균 마진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비교할 때 반드시 확인할 세 가지

1. 회계 기간이 다르다

위 표에서 세 회사의 분기 종료일은 2026년 4월 26일, 5월 28일, 6월 30일로 모두 다릅니다. 최대 두 달 이상 차이가 나므로 같은 시장 환경을 반영한 숫자가 아닙니다.

특히 엔비디아처럼 회계연도가 달력연도와 어긋나는 회사는 "FY2027 Q1"이 2026년 상반기를 뜻합니다. 회계연도 표기를 그대로 달력연도로 읽으면 1년 가까이 어긋납니다.

2. 통화가 다르다

TSMC의 실적은 신대만달러(NT$) 기준이고 나머지 둘은 미국 달러 기준입니다. 매출 규모를 나란히 비교하려면 환율로 환산해야 하며, 환율은 계속 변합니다. 이익률처럼 비율로 표시되는 지표는 통화의 영향을 덜 받아 비교가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3. 사업 구성이 다르다

세 회사 모두 AI 외의 사업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론은 Cloud Memory, Core Data Center, Mobile and Client, Automotive and Embedded 네 사업부를 운영하며, 이번 분기 사업부별 매출총이익률은 83%에서 87% 사이로 나뉘었습니다.

마이크론 사업부 FY2026 Q3 매출(백만 달러) 매출총이익률
Cloud Memory 13,769 83%
Core Data Center 11,524 87%
Mobile and Client 11,521 87%
Automotive and Embedded 4,634 공식 발표 참조

전사 평균만 보면 이 구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AI 관련 매출의 비중과 마진을 따로 확인해야 "AI 수혜"의 실체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밸류체인에서 마진을 결정하는 것

세 단계의 마진 수준을 가르는 요인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요인 설계 파운드리 메모리
제품 차별화 높음 (아키텍처·소프트웨어) 중간 (공정 기술) 낮음 (표준 규격)
대체 가능성 낮음 낮음 (첨단 공정 한정) 높음
설비 투자 부담 낮음 매우 높음 매우 높음
가격 변동성 낮음 중간 매우 높음

설계 기업은 공장을 짓지 않아 설비 부담이 적고,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진입 장벽이 됩니다. 파운드리는 설비 부담이 크지만 첨단 공정을 할 수 있는 곳이 소수라 협상력이 유지됩니다. 메모리는 규격이 표준화되어 있어 호황과 불황의 진폭이 가장 큽니다.

같은 "AI 수혜"라도 수요가 꺾였을 때 어떤 회사가 먼저, 얼마나 흔들리는지는 이 표에서 갈립니다.

실적을 이어서 볼 때의 순서

  1. 각 회사의 회계 기간과 통화를 먼저 확인해 비교 기준을 맞춥니다.
  2. 매출 증가율과 매출총이익률 변화를 함께 봅니다. 매출만 늘고 마진이 빠지면 가격 경쟁이 시작됐을 수 있습니다.
  3. AI 관련 사업부의 매출 비중과 마진을 전사 수치와 분리해 확인합니다.
  4. 설비투자 규모와 증설 계획을 기록합니다. 오늘의 투자는 몇 분기 뒤 공급이 됩니다.
  5. 최소 3년치 마진 추이를 놓고 지금이 평균 위인지 아래인지 판단합니다.

정리

공식 발표 기준으로 마이크론 84.6%, 엔비디아 74.9%, TSMC 67.7%의 매출총이익률이 확인됩니다. 다만 마이크론의 수치는 1년 전 37.7%에서 46.9%포인트 오른 값으로, 구조적 우위라기보다 사이클 국면을 반영한 숫자에 가깝습니다.

밸류체인 비교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회사의 마진이 지금 높은가가 아니라, 그 마진이 무엇에 의해 유지되는가입니다. 제품 차별화에서 나온 마진과 가격 급등에서 나온 마진은 지속성이 다릅니다.

이 글의 수치는 각 회사가 발표한 공식 자료 기준이며 이후 정기보고서에서 조정될 수 있습니다. 회계 기간과 통화가 서로 다르므로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향후 실적과 주가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공식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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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투자 공부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실제 투자 전에는 최신 공시, 재무제표, 공식 자료, 상품 설명서 등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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