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60%, 채권 40%. 오랫동안 기본형처럼 쓰인 배분입니다. 근거는 단순합니다. 주식이 빠질 때 채권이 버텨 주면 전체 손실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이 논리는 두 자산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전제 위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전제는 항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어떤 국면에서는 주식과 채권이 함께 빠집니다.
이 글은 그 전제가 흔들릴 때 위험이 얼마나 커지는지 계산합니다. 특정 배분이나 상품을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포트폴리오 위험은 이렇게 계산한다
두 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표준편차는 각 자산의 위험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둘이 어떻게 같이 움직이는지가 들어갑니다.
> σp² = w₁²σ₁² + w₂²σ₂² + 2·w₁·w₂·σ₁·σ₂·ρ
마지막 항의 ρ(상관계수)가 핵심입니다. 이 값이 음수면 세 번째 항이 전체 위험을 깎아 줍니다.
주식 표준편차 16%, 채권 표준편차 6%, 비중 60대 40으로 놓고 상관계수만 바꿔 보겠습니다.
- 첫 두 항 = 0.6² × 16² + 0.4² × 6² = 92.16 + 5.76 = 97.92
- 세 번째 항 = 2 × 0.6 × 0.4 × 16 × 6 × ρ = 46.08 × ρ
| 상관계수 ρ | 세 번째 항 | 분산 | 포트폴리오 표준편차 |
|---|---|---|---|
| −0.5 | −23.04 | 74.88 | 8.65% |
| −0.3 | −13.82 | 84.10 | 9.17% |
| 0.0 | 0.00 | 97.92 | 9.90% |
| +0.3 | 13.82 | 111.74 | 10.57% |
| +0.5 | 23.04 | 120.96 | 11.00% |
| +1.0 | 46.08 | 144.00 | 12.00% |
상관계수가 −0.3에서 +0.5로 바뀌면 표준편차가 9.17%에서 11.00%로 오릅니다. 배분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위험이 20% 커진 셈입니다.
왜 상관관계가 바뀌는가
주식과 채권의 관계는 무엇이 시장을 움직이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 주도 요인 | 주식 | 채권 | 관계 |
|---|---|---|---|
| 경기 둔화 우려 | 하락 | 상승 (금리 하락) | 음(−) |
| 금리·물가 급등 | 하락 | 하락 (금리 상승) | 양(+) |
| 유동성 위기 | 하락 | 하락 (현금 선호) | 양(+) |
경기가 문제일 때는 채권이 방어해 줍니다. 성장이 꺾이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출 것으로 기대되고,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오릅니다.
그런데 물가가 문제일 때는 반대입니다.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고,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집니다. 동시에 할인율 상승이 주식 밸류에이션도 누릅니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흔들리는 이유에서 정리한 두 가지 압력이 채권에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는 국면입니다.
이때 60/40은 기대한 방어력을 내지 못합니다.
두 국면의 손실을 계산해 보면
1,000만 원을 60/40으로 나눠 넣었다고 하겠습니다. 두 시나리오를 비교합니다.
경기 둔화형 (주식 −20%, 채권 +5%)
| 자산 | 투자금 | 수익률 | 결과 |
|---|---|---|---|
| 주식 | 600만 원 | −20% | 480만 원 |
| 채권 | 400만 원 | +5% | 420만 원 |
| 합계 | 1,000만 원 | — | 900만 원 (−10.0%) |
금리 상승형 (주식 −20%, 채권 −10%)
| 자산 | 투자금 | 수익률 | 결과 |
|---|---|---|---|
| 주식 | 600만 원 | −20% | 480만 원 |
| 채권 | 400만 원 | −10% | 360만 원 |
| 합계 | 1,000만 원 | — | 840만 원 (−16.0%) |
같은 주식 하락폭인데 전체 손실이 10.0%와 16.0%로 갈립니다. 채권이 방어한 경우와 함께 빠진 경우의 차이가 6.0%포인트입니다.
여기에 손실의 비대칭을 적용하면 회복 부담도 달라집니다.
| 시나리오 | 손실 | 원금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 |
|---|---|---|
| 경기 둔화형 | −10.0% | 11.1% |
| 금리 상승형 | −16.0% | 19.0% |
채권 쪽 위험도 나눠 봐야 한다
"채권 40%"라고 뭉뚱그리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 민감도가 커집니다.
| 채권 유형 | 듀레이션 | 금리 1%p 상승 시 |
|---|---|---|
| 단기채 | 2년 | 약 −2% |
| 중기채 | 6년 | 약 −6% |
| 장기채 | 17년 | 약 −17% |
같은 40% 비중이라도 장기채로 채웠다면 금리 상승 국면에서 손실이 훨씬 큽니다. 채권 ETF의 듀레이션으로 손실 규모를 계산하는 법에서 다룬 계산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앞의 금리 상승형 시나리오에서 채권 부분을 듀레이션별로 나눠 보면
| 채권 구성 | 채권 수익률 | 포트폴리오 전체 |
|---|---|---|
| 단기채 중심 | −2% | −12.8% |
| 중기채 중심 | −6% | −14.4% |
| 장기채 중심 | −17% | −18.8% |
같은 60/40인데 −12.8%부터 −18.8%까지 벌어집니다. 비중만 정하고 만기 구성을 보지 않으면 실제 위험을 알기 어렵습니다.
정리
60/40 배분의 방어력은 주식과 채권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전제에 기대고 있습니다. 상관계수가 −0.3일 때 포트폴리오 표준편차는 9.17%지만 +0.5로 바뀌면 11.00%가 됩니다.
경기가 문제일 때는 전제가 성립하고, 물가와 금리가 문제일 때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주식이 20% 빠진 같은 상황에서 전체 손실이 10.0%와 16.0%로 갈리고, 채권을 장기채로 채웠다면 18.8%까지 벌어집니다.
배분 비율을 정하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상관계수가 양수로 돌아설 국면을 가정해 손실을 미리 계산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과거 상관계수는 앞으로도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 글의 수치는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계산 예시이며 특정 시점의 실제 값이 아닙니다. 관심 자산의 변동성과 상관관계는 공식 통계와 상품 설명서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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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투자 공부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실제 투자 전에는 최신 공시, 재무제표, 공식 자료, 상품 설명서 등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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